[인터뷰] 중국 레진 모형업체 인피니트디멘션, 2년만의 인터뷰!

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초창기 AE매거진의 중요 콘텐츠 중의 하나는 바로 중국 모형업체들과의 인터뷰였습니다. 2015년 12월에 중국 레진업체 인피니트디멘션을 시작으로 광모공방(현 매니악스튜디오), 모델레전드, 이후이모형, 모터킹, 슈퍼노바(모민소졸님), 닐슨공방 등 여러 업체들의 인터뷰를 실었죠. 그러다가 일이 바빠지면서 에너지와 시간 소모가 큰 인터뷰 콘텐츠를 다루지 않게 됐는데...얼마전에 기회가 닿아서 다시 인피니트디멘션 관계자와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^^

2015년 12월 포스팅이었으니, 벌써 2년여가 지났더군요. 지금 시점에서 보면, 당시 신흥업체에 속했던 인피니트디멘션이 지금은 꽤나 인지도 있는 업체로 성장한 것 같습니다. YAO님이 인피니트디멘션 소속일 때 제작했던 사자비 버카 컨버전킷은 지금도 인기가 많을 정도이고, 내놓는 컨버전킷마다 상당히 관심을 받고 있으니까요.

서론이 길어졌네요ㅎㅎ 지난번엔 인피니트디멘션의 실장 ERIC과 인터뷰를 했었는데, 이번에는 제품 판매 쪽 책임자인 JASON과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. 역시 판매 쪽이어서 그런지, 인피니트디멘션의 현황, 발전 방향 그리고 업계 정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네요. 인터뷰 기사를 읽는 느낌을 드릴 수 있도록 아래에 Q&A 형태의 인터뷰 내용 전문을 포스팅했으며, 부족하거나 매끄럽지 못한 부분들이 보이더라도 아무쪼록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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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인피니트디멘션 판매 부문 책임자 JASON과의 인터뷰 전문]

AE: 하하하, 오랜만이다. 지난번 인터뷰 포스트가 2015년 12월이었으니 벌써 2년이 지났다.

I.D: 정말 그렇다. 시간 한번 빠르다.

AE: 지난번 인터뷰는 인피니트디멘션의 실장이었던 ERIC과 진행했었는데, ERIC은 잘 지내고 있는가? 같이 인터뷰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.

I.D: ERIC은 최근에 회사 업무가 다양해지면서 계속 바쁘게 일하고 있다. 대개 사무실 안보다는 바깥에서 일하고 있다 보니, 나도 얼굴 보기가 힘든 편이다 ^^;

AE: 바쁜 건 좋은 일인 것 같다. 근래 2년여동안 인피니트디멘션은 어떤가? 겉에서 보기엔 외형적으로 꽤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 같다.

I.D: 그런가? 실제로 2년 동안 꽤 큰 변화를 겪었다. 내부적으로도 큰 변화를 겪고 있음에도 다들 우리가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.

AE: 내부적인 이야기들이 궁금하다. 간단하게 최근 상황에 대해 소개해달라.

I.D: 알았다. 우선 공식적인 소식부터 소개하자면, 인피니트디멘션의 중요 구성원이었던 YAO님과 아인슐라프 스튜디오의  디자이너가 떠났다. 이 때문에 많은 분들이 우려를 표시했지만 우리는 여기서 주저 앉을 생각은 없다. 이미 우수한 실력을 가진 설계/디자인 인력들이 합류했고 동시에 원형 디자인 작업 부문에서는 기존의 수작업 방식이 아니라 최근 트렌드에 맞춘 3D 프린팅 위주로 변경했다.

- 또한 이미 신제품으로 1/100 NT-1와 1/100 프로비던스를 공개했으며 건담은 아니지만 기동전대라는 모바일게임 내 캐릭터인 스사노오의 모형화도 진행 중이다.

<중국 모형화 콘테스트 1위 수상작 ‘스사노오’와 최근 발표한 1/100 프로비던스 컨버전킷>

I.D: 그리고 아직 공개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레진 이외의 분야에 꽤 신경을 쓰고 있다. 자금적으로 꽤 많이 투자가 이뤄진 상태이기도 하다. 다만 쉽게 되는게 아니다 보니, 아무래도 실제 제품 출시는 좀 더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 같다.

AE: 이슈거리가 많은 것 같다. 우선, YAO님, 아인슐라프와의 이별이 뼈아플 것 같은데?

I.D: 아쉽지만, 어쩔 수 없다. 각자가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에 목표를 가지고 독립한만큼 잘 되길 바라고 있다. 중국 속담에 “헤어짐이 없는 연회는 없다”는 말이 있다. 모두가 항상 함께 할 수는 없지 않나. 대신 새로운 ‘피’들이 들어왔으니 또 다른 활력이 되리라 본다.

AE: 그리고, 레진 이외의 분야라니… 어떤건지 궁금하다. 지금 캐물을 순 없겠지만; 추후에 정보 공개 시점이 되면 꼭 알려달라 ^^;

I.D: 알겠다 ㅎㅎ

AE: 2년여 동안 하이뉴, 뉴건담, 사자비, 프리덤, 짐, 쉔롱, 다크매터 엑시아, 퍼스트건담까지 다양한 레진 컨버전킷 제품을 출시한 것 같다. 여기에 올해는 NT-1과 더블제타를 공개한 상태다.

<1/100 NT-1 알렉스 건담 3D 모델링 이미지>

<1/100 더블제타 버카 컨버전킷 설정화>

I.D: 꾸준하게 해왔는데, 이렇게 보니 알게 모르게 꽤 많은 제품을 내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. 그리고 더블제타 외에 묵직한 제품을 하나 더 준비 중이다. 아직은 비밀이지만, 분명 모두가 기뻐할 만한 기체라고 믿고 있다.

AE: 오…어떤 녀석일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. 비밀이라고 하니 더 묻지는…않겠다 ㅠ ㅠ

I.D: 이후 공개할 시점이 되면 꼭 알려주겠다 ^^; 더블제타는 NT-1 제작 이후인만큼 사이 사이 제작 설정 자료를 공개할 예정이다.

AE: 이번에는 위에서 나온 스사노오에 대해 이야기해보자. 이번에 중국 게임업체가 주최한 모형화 콘테스트에서 스사노오가 1위를 차지했다. 정말 모형 제품으로 출시되는 것인가?

I.D: 그렇다. 현재 게임업체 측과 논의 중이다. 제품화가 된다면 완성품으로 출시될 것 같다. 스사노오에 관하여 한국 쪽 반응은 어떤가?

AE: 일단 AE매거진에 올라온 반응만 놓고 보면 호평이 많다. 실제로 디자인이 멋지다는 얘기도 있고, 인피니트디멘션은 중국 업체 같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.

I.D: 응? 우린 중국 업체인데…중국 업체 같지 않다는 건 무슨 의미인가?

AE: 흠…한국 사람들의 인식 문제인데, 대개 중국인, 중국 제품을 좀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. 그러다 보니 ‘중국스럽다’, ‘중국 스타일이다’ 이런 표현들은 대개 조롱, 폄하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.

I.D: !!

AE: 그래서 일단…중국 업체 같지 않다는 얘기는 칭찬에 속한다 ^^; 중국인에게 이런 얘길 하는 건 처음인데, 기분이 나쁘지 않았으면 좋겠다.

I.D: 하하…한국에서의 그런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우리가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.

AE: ;; 대화 주제를 바꾸자. 인피니트디멘션이 그동안 내놨던 제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어떤 건가?

I.D: 흠…음식점에서 어떤 메뉴가 맛있는지 물어보는 것과 같다. 다 좋아한다ㅎㅎ 굳이 하나만 뽑으라면, 아무래도 내가 시드’빠’여서 프리덤 건담을 뽑겠다.

AE: 역시…중국은 시드의 나라가 맞는 것 같다 ㅋㅋ 그럼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어떤건가?

I.D: 역시 인기 기체인만큼 하이뉴 건담, 뉴건담, 사자비가 판매량이 가장 좋았다. 물론, 프리덤과 퍼스트건담도 괜찮았다 ㅎㅎ 아, 궁금한 게 있다.

AE: ??

I.D: 한국에서도 시드가 인기가 많다고 들었다. 인터뷰에서는 역시 뭔가 새로운 소식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? 한국 친구들을 위해 한가지 소식을 알려주고 싶다.

AE: ??

I.D: 그건….

AE: 뜸들이지 말고 얘기해달라 ㅡㅡ;;

I.D: 최근에 인피니트디멘션에서 독립한 아인슐라프 스튜디오에서 올해 시드 관련 제품을 공개할 계획이다. 레진 제품은 아니다.

AE: 응? 그럼 인젝션인가!!?

I.D: 아직 비공식이긴 한데…내가 들은 소식에 따르면 합금 완성품일 가능성이 크다.

AE: 헉…요즘 중국에 합금 완성품 업체가 너무 많아지는 것 같다. 완전 붐인 듯…

I.D: 아무래도 조립/도색이 필요 없는 합금 완성품의 인기가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.

AE: 합금 완성품의 매력이라…과거 모쇼의 스트라이크 합금 완성품이 한국에서 엄청 인기를 끌기도 했다. 고품질의 합금 완성품이라면 한국에서도 수요가 크다. 아인슐라프에서 어떤 기체를 선택할지가 중요할 것 같다.

I.D: 이거다.

AE: 응? 이건…프리덤인데? 혹시 인피니트디멘션의 프리덤이 완성품으로 나오는건가?

I.D: 그건 아니다. 자세히 비교해보면 다른 부분이 있다. 실루엣이나 엣지가 부분이 다르다. 아인슐라프 스튜디오에서 또 다른 프리덤 조형을 제작했을 수도 있고…다양한 가능성이 있다. 실제 제품으로 출시까지 된다면, 아마 시드 마니아들이 정말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.

AE: 좋은 소식 알려줘서 고맙다 ^^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조형의 프리덤이었으면 좋겠다 ^^ㅎㅎ

I.D: 한번 지켜보자 ^^; 그리고 인피니트디멘션도 장기적으로는 라이선스가 있는 제품 개발이라는 방향으로 갈 예정이다. 그리고 레진보다는 프라모델과 합금완성품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갈 길이 멀다.

AE: 개인적으로는 일전에 발표했던 크샤트리아 프라모델 제작 중단이 좀 아쉽다. 이건 라이선스 문제 때문에 중단된건가?

<당시 공개됐던 I.D의 크샤트리아 제품 정보…개발이 중단되서 아쉽다...>

I.D: 그렇다. 사실 크샤트리아 제작은 거의 막바지 상태였다. 내부적으로 자체 IP 개발로 방향을 결정하면서 크샤트리아 프로젝트를 포기했다. 꽤 많이 투자했지만...어쩔 수 없었다.

AE: 어떻게 보면 중국 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서 라이선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꽤 될 테니…방향 선회는 올바른 결정이라고 본다.

I.D: 동의하는 부분이다. 아마 나~중에는 건담 관련 제품을 출시하지 않게 될 것이다. 나는 건담 마니아라...개인적으로는 그 날이 좀 늦게 오길 바라지만…^^;

AE: 하하..ㅎㅎ 그러면 라이선스 얘기가 나왔으니 최근 중국 내에서의 리캐 상황에 대해 듣고 싶다. 어떤가?

I.D: 사실 우리가 제일 심하게 당한 피해자이다. 공개적으로도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. 그다지 효과는 없지만…그래도 그나마 희소식은 리캐 방지를 위한 조치가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점이다.

AE: 오?!

I.D: 아마 더블제타 제품 때부터 리캐 방지를 위한 기술이 적용될 것 같다. 최신의 기술이라 리캐를 하는 쪽에서도 어떻게 할 수 없을 거다.

AE: 어떤 방법인가?

I.D: 합금 소재와 관련된 기술인데…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밝힐 수 없다.

AE: 아…이해하는 부분이다. 일단 리캐에 대한 대책이 있다는 건 확실히 좋은 소식 같다. 그 기술 적용을 통해 리캐가 근절되길 바래보겠다.

I.D: 우린 분명 큰 효과가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. 아, 그리고 또 하나 알려줄 소식이 있다. 한 중국 모형/금형 업체와 협력해 공동으로 무장 파츠를 하나 내놓을 예정이다. 우리가 디자인하고 생산은 그 쪽에서 하는 방식이다. 이것도 기대해달라.

AE: 오…그럼 그건 인젝션으로 나오는 건가?

I.D: 그렇다. 협력하는 업체가 금형 기술이 상당히 좋다. 모르긴 몰라도, 고품질의 인젝션 무장 파츠 제품을 내놓을 수 있을 것 같다. 출시 시기는 아직 미정이지만...

AE: 2년 전 인터뷰 당시에 레진 뿐만 아니라 장기 계획으로 인젝션 쪽도 생각하고 있다더니...차근차근 목표를 위해 다양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멋진 것 같다.

I.D: 그렇게 봐주니 고마울 따름이다. 그동안 중간 중간 부침이 있긴 했어도 목표와 방향은 일관되게 가져왔다. 앞으로도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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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E: 이것도 기대하겠다 ㅎㅎ 오늘 다양한 소식을 알려줘서 고맙다. 얘기를 하다보니 벌써 3시간이 훌쩍 지났다. 중간에 이야기들이 다른 곳으로 빠지기도 했지만 ㅎㅎ 상당히 재미있었다. 기회가 된다면 다음번에도 인터뷰에 꼭 응해줬으면 좋겠다^^

I.D: 하하, 나도 재밌었다. 한국 사람들의 “중국스럽다”라는 표현의 의미도 알게 됐고…ㅎㅎ

AE: 흐흐..^^; 인터뷰를 마무리하자. 마지막으로 할 얘기가 있다면 해달라.

I.D: 사실 2017년은 인피니트디멘션에게 매우 힘든 한해였다.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많은 일들이 있었다. 사무실을 이전하기도 했고, 리캐가 판을 친데다 진행 중이던 프로젝트 3건이 모두 무산되기도 했다. 그래도 팀원들이 모두 똘똘 뭉쳐서 2017년을 잘 넘긴 것 같다. 2018년은 모두 순조로운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. 인피니트디멘션을 좋아해주는 한국 친구들에게 감사하며, 보다 나은 제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하겠다. 잘 부탁드린다.

- 이상 인터뷰 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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